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울려 퍼진 경기 종료 휘슬 소리가 잠잠해지자, 하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피치 위로 무너져 내렸다. 그 중심에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무릎을 꿇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폭포수처럼 눈물을 쏟아냈다.




10년! 무려 10년간 이 순간을 꿈꿔왔던 대한민국의 축구 영웅이 마침내 해냈다. 주장 완장을 찬 그의 왼팔이 떨리고 있었고, 17년간 기다려온 트로피를 두 손으로 끌어안으며 목놓아 울었다. 수많은 준우승의 아픔, 결승에서의 좌절, "손흥민은 트로피가 없다"는 조롱을 모두 씻어낸 눈물이었다. "트로피를 들지 못하는 팀"이라는 오명을 단숨에 날려버린 역사적인 순간, 그 중심에는 불굴의 주장 손흥민이 있었다.
브레넌의 골, 운명을 가른 42분
전반전은 양 팀 모두 조심스러운 플레이로 일관했다. 큰 경기에서의 부담감이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42분, 파페 사르의 정교한 패스가 페널티 지역으로 흘러들어 갔고, 루크 쇼의 불완전한 차단 후 브레넌 존슨이 기다렸다는 듯 공을 골망에 꽂아 넣었다. 웨일스 윙어의 이 골은 단순한 득점이 아니라 토트넘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다.
반 더 벤의 기적적인 골라인 클리어런스





후반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필사적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62분, 라스무스 호일룬드의 헤딩이 비어있는 골문을 향해 날아갔을 때 모든 토트넘 팬들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바로 그 순간, 미키 반 더 벤이 골라인에서 기적적인 클리어런스를 해냈다. 네덜란드 수비수의 이 플레이는 토트넘의 우승을 지켜낸 결정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비카리오의 마지막 선물
경기 막판, 구글리엘모 비카리오는 알레한드로 가나치오와 루크 쇼의 연속 슛을 연이어 막아내며 클린시트를 완성했다. 이탈리아 골키퍼의 안정적인 선방은 토트넘 우승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다. 그의 장갑에서 튕겨나간 공들이 토트넘의 17년 한을 씻어내는 듯했다.
에필로그 손흥민, 진정한 레전드의 탄생
경기가 끝나고 트로피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손흥민 주장의 얼굴에는 여전히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주장 완장을 찬 그의 모습은 더 이상 "트로피 없는 스타"가 아니었다. 바로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을 이끈 진정한 리더였다.


"이 트로피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17년을 기다려준 모든 팬들, 함께 땀 흘린 동료들, 그리고 저를 믿어준 모든 분들의 것입니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터져 나온 그의 말은 감동 그 자체였다.
2008년 이후 첫 트로피, 1984년 이후 첫 유럽대회 우승이라는 무게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지만, 이제 손흥민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선수가 되었다. 개인 커리어 첫 주요 트로피를 주장으로서 들어 올린 것이다.
"우승 실패"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토트넘, 그리고 그 중심에서 팀을 이끈 손흥민. 빌바오의 그 밤, 하얀 물결로 가득 찬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SON! SON! SON!" 함성이 울려 퍼졌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유럽 정상에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린 순간, 전 세계 축구팬들은 그의 이름을 외쳤다. 17년이라는 긴 기다림의 끝에서 맞이한 이 승리는 손흥민 개인에게도, 토트넘에게도 영원히 기억될 전설이 되었다.
사진출처~UEFA 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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